서론: 앱스타인 파일의 역사적 맥락과 2025년 투명성법의 성립
2026년 현재, 국제 사회는 제프리 앱스타인(Jeffrey Epstein)과 그를 둘러싼 정·재계 엘리트들의 성범죄 네트워크를 규명하려는 전례 없는 사법적 전환점에 서 있다. 2019년 앱스타인이 뉴욕의 연방 구치소에서 사망한 이후, 대중의 관심은 그가 남긴 방대한 분량의 기록물, 소위 ‘앱스타인 파일(Epstein Files)’에 집중되었다. 수년간의 법적 공방과 은폐 의혹 끝에, 2025년 11월 미국 의회는 ‘앱스타인 파일 투명성법(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 EFTA)’을 통과시켰으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당시 대통령이 이에 서명함으로써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기밀 문서의 해제가 시작되었다.
본 보고서는 2025년 12월 19일부터 시작되어 2026년 초까지 이어진 법무부(DOJ)의 순차적 문건 공개 내용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세간에 떠도는 자극적인 음모론과 사법적으로 확인된 실체적 진실을 엄격히 구분하고자 한다. 특히 인육 섭취(Cannibalism), 영아 살해, 아드레노크롬(Adrenochrome) 채취 등 대중적 루머의 근원을 추적하고, 2026년 2월 앤드류 마운트배튼-윈저(Andrew Mountbatten-Windsor, 전 영국 왕자)의 체포로 이어진 실제 범죄 혐의의 구체적 내용을 다룬다.
제1장: 앱스타인 파일 공개의 타임라인과 법적 구조
앱스타인 파일의 공개는 단순히 명단의 나열이 아니라, 수천 건의 증언, 이메일, 수사 기록, 항공 일지 및 비디오 데이터가 결합된 복합적인 증거물의 방출을 의미한다. 2025년 12월부터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는 약 300기가바이트(GB) 규모의 데이터와 300만 페이지 이상의 문서를 포함하며, 이는 FBI의 ‘센티넬(Sentinel)’ 케이스 관리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던 기밀 수사 자료들이다.
기밀 해제의 단계별 전개
법무부 차관 토드 블란쳬(Todd Blanche)의 지휘 아래 진행된 공개 과정은 초기부터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법무부는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단계적 공개를 선택했으나, 이는 의회의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2025년 12월 19일의 1차 공개를 시작으로, 2026년 1월 30일의 대규모 5차 공개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핵심적인 인물과 범죄 정황이 드러났다.
| 공개 차수 | 공개 일자 | 주요 내용 및 포함 데이터 | 비고 |
| 1차 공개 | 2025. 12. 19. | 약 3,965개 파일, 3GB 규모. 주요 공인 언급 포함 | 편집 오류로 인한 정보 유출 시작 |
| 2~4차 공개 | 2025. 12. 20-23. | FBI 취조 기록, 이메일 통신 내역, 미검증 제보 리스트 | 영아 살해 관련 루머의 근원 포함 |
| 5차 공개 | 2026. 01. 30. | 300만 페이지 문서, 2,000여 영상, 18만 개 이미지 | UN 전문가 위원회의 분석 계기 |
문건 공개 과정의 기술적 결함과 사회적 파장
2025년 말 발생한 법무부의 편집(Redaction) 오류는 파일의 내용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법무부가 검게 칠한 텍스트를 복사하여 다른 프로그램에 붙여넣는 것만으로도 원문이 노출되는 심각한 기술적 실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오류를 통해 수천 명의 피해자 실명과 주소가 노출되었으며, 무엇보다 ‘미검증된 제보(Unverified Tips)’들이 사실 확인 없이 대중에 공개되면서 루머가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제2장: 인육 섭취 및 아드레노크롬 루머의 실체적 분석
사용자가 질의한 ‘인육 섭취’와 관련된 내용은 앱스타인 파일의 실제 범죄 사실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음모론적 집단의 자의적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 수사 기록에 등장하는 특정 단어들이 맥락에서 이탈하여 공포를 조장하는 괴담으로 변질된 과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The Cannibal’ 레스토랑과 암호명의 오독
인육 섭취 루머의 가장 구체적인 근거 중 하나는 뉴욕에 실존하는 ‘더 캐니벌(The Cannibal Beer & Butcher)’이라는 레스토랑의 이름이 앱스타인의 지출 내역과 이메일에 등장한 것이다. 이 식당은 정육점 형식의 일반적인 음식점이었으나, 음모론자들은 이 단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앱스타인이 인육을 섭취하거나 공급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또한, 공개된 이메일 중 "육포(Beef Jerky)를 가지고 온다"거나 "피자(Pizza) 파티를 한다"는 표현들이 900회 이상 등장하는 것을 두고, 이를 아동 성착취나 인육 섭취를 뜻하는 암호라고 주장하는 ‘피자게이트(Pizzagate)’ 식의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FBI와 법무부 수사관들은 이러한 표현들이 실제 음식물 주문이나 일상적인 대화 맥락에서 사용되었음을 확인했으며, 이를 범죄와 직접 연결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아드레노크롬 채취 및 사탄 숭배 의식의 허구성
아동의 공포를 통해 추출한 호르몬인 아드레노크롬을 엘리트들이 노화 방지용으로 섭취한다는 주장은 2026년 공개된 파일 어디에서도 과학적 또는 수사적 증거로 확인되지 않는다. 비록 앱스타인이 ‘유전공학’과 ‘인류 진화’에 기괴할 정도의 집착을 보이며 저명한 과학자들을 초대해 토론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아드레노크롬 채취와 같은 초자연적 범죄와는 거리가 먼 우생학적 환상에 가깝다.
| 루머 항목 | 대중적 주장 내용 | 실제 문건상 확인 내용 | 판정 결과 |
| 인육 섭취 | 앱스타인과 엘리트들이 인육을 먹음 | ‘The Cannibal’ 레스토랑 지출 기록 존재 | 오독 및 왜곡 |
| 아드레노크롬 | 아동 호르몬 채취 및 섭취 | 과학자들과 유전학/우생학 논의 기록 | 증거 없음 |
| 사탄 의식 살해 | 섬에서 아이들을 제물로 바침 | 리틀 세인트 제임스의 사원 구조물 존재 | 확인 불가 (수사 중) |
제3장: 소녀 살해 및 사체 유기 의혹 – 조사 중인 진실
‘소녀들을 죽였다’는 주장은 인육 섭취 루머와 달리, 일부 구체적인 수사 제보와 정황 증거가 존재하여 현재 사법당국이 엄중하게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뉴멕시코의 ‘조로 목장(Zorro Ranch)’과 관련된 의혹은 2026년 현재 재조사의 핵심이다.
조로 목장의 매장 시신 의혹
2026년 2월, 뉴멕시코주 법무부는 조로 목장 부지에 시신이 매장되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재조사를 공식화했다. 이 의혹의 근거는 2019년 FBI에 접수된 한 이메일 제보로, 자신을 목장의 전직 직원이라고 주장한 인물이 "앱스타인의 지시로 외국인 소녀 두 명의 시신을 목장 외곽 언덕에 매장했다"고 진술한 내용이다.
제보에 따르면 이 소녀들은 가학적인 성행위 도중 질식사(Strangulation)했으며, 제보자는 이와 관련된 증거 영상의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FBI는 이 제보의 신빙성을 의심하여 적극적인 수색을 진행하지 않았으나, 2026년 문건 공개를 통해 이 제보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뉴멕시코 주정부는 ‘진실 위원회(Truth Commission)’를 구성하고 현장 수색과 소환 조사를 재개했다.
영아 살해 목격 제보와 도널드 트럼프 연루설
또 다른 충격적인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가 영아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는 FBI의 미검증 제보이다. 2025년 12월의 편집 오류로 인해 노출된 문서 중에는 "트럼프가 13세 인신매매 피해자에게서 태어난 영아를 죽이고 미시간 호수에 유기하는 것을 보았다"는 익명의 제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법무부 차관 토드 블란쳬는 이에 대해 "FBI 팁라인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황당한 제보가 접수되며, 해당 내용은 수사 결과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공식 해명했다. 즉, 이러한 자극적인 내용은 ‘문서에 기록된 제보’이기는 하지만 ‘증명된 사실’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은 ‘제보의 기록’과 ‘사실의 증명’ 사이의 법적 간극을 혼동하여 이를 기정사실화한 측면이 크다.
제4장: 확인된 범죄 기업의 운영 방식 – 모집과 착취의 시스템
루머를 걷어내고 남은 앱스타인의 진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사에 남을 끔찍한 범죄의 기록이다. 파일에 따르면 앱스타인은 단순한 성범죄자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작동하는 ‘범죄 기업(Criminal Enterprise)’을 운영했다.
길레인 맥스웰의 역할과 그루밍 전술
길레인 맥스웰은 앱스타인의 파트너이자 범죄의 설계자로서, 주로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가정 내 어려움을 겪는 소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2021년 그녀의 재판에서 드러난 증거와 공개된 파일들은 그녀가 어떻게 ‘피라미드식 모집’을 통해 피해자들을 늘려갔는지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 초기 접근: 모델링 기회나 장학금, 경력 지원을 명분으로 소녀들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산다.
- 신뢰 형성(Grooming): 선물과 칭찬, 관심을 통해 피해자들을 고립시키고 앱스타인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 성적 학대 및 확산: 소녀들에게 마사지를 지시하며 점진적으로 성적 학대에 노출시키고, 다른 친구를 데려오면 금전적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리틀 세인트 제임스의 폐쇄적 공간성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사유지인 리틀 세인트 제임스(Little St. James)는 이 범죄 시스템의 중심지였다. 이곳은 외부 법집행기관의 시선이 닿지 않는 완벽한 요새였으며, 헬기 일지와 보트 기록을 통해 수많은 미성년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이곳으로 수송되었음이 확인되었다.
| 부동산 명칭 | 가치 추정액 | 주요 특징 및 범죄 관련성 |
| 맨해튼 타운하우스 | 5,600만 달러 | 대규모 감시 시스템, 유력 인사 성적 협박 영상 촬영 의혹 |
| 뉴멕시코 조로 목장 | 7,200만 달러 | 개인 활주로 보유, 시신 매장 의혹 및 우생학 프로젝트 거점 |
| 리틀 세인트 제임스 | 6,390만 달러 | "소아성애자 섬", 사원 구조물, 미성년자 집단 성학대 거점 |
| 파리 아파트 | 미정 | 벽면을 가득 채운 어린 여성들의 누드 사진 및 학대 정황 |
제5장: 2026년의 새로운 전개 – 앤드류 전 왕자의 체포와 국제적 파장
2026년 2월 19일, 앱스타인 사건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 정리를 넘어 새로운 형사 처벌의 단계로 진입했다. 영국 템즈 밸리 경찰이 앤드류 마운트배튼-윈저를 체포한 사건은 앱스타인 파일이 가진 폭발적인 파괴력을 상징한다.
공직자 비위(Misconduct in Public Office) 혐의의 구체성
앤드류의 체포는 버지니아 주프레(Virginia Giuffre)가 주장했던 성폭행 혐의뿐만 아니라, 앱스타인 파일에서 새롭게 발견된 ‘정보 유출’ 정황에 근거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앤드류는 영국 무역 특사 재임 시절 앱스타인에게 정부의 민감한 상업 및 정치 문건들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그가 단순히 앱스타인의 성범죄 파트너였을 뿐만 아니라, 앱스타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국가 기밀을 공유하거나 사적인 이익을 도모했음을 시사한다.
찰스 3세 왕의 대응과 영국 왕실의 위기
앤드류의 체포 직후, 찰스 3세(King Charles III)는 "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집행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동생에 대한 사법적 보호막을 거두었다. 이미 2026년 2월 초 앤드류를 윈저 성의 로열 로지(Royal Lodge)에서 퇴거시킨 조치는 왕실이 앱스타인 스캔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손절’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제6장: 국제적 정의의 관점 – 유엔(UN)의 ‘인도에 반한 죄’ 판단
2026년 2월 17일, 유엔 인권 이사회 소속 독립 전문가들은 앱스타인 파일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들은 앱스타인 네트워크의 범죄 행위가 단순한 형사 범죄를 넘어 **’인도에 반한 죄(Crimes Against Humanity)’**의 문턱을 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에 반한 죄의 요건 충족 여부
국제법상 인도에 반한 죄는 민간인 인구에 대해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자행되는 공격을 전제로 한다. 유엔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앱스타인 사건을 국제 범죄로 규정했다.
- 초국가적 조직성: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을 넘나드는 범죄 네트워크의 광범위한 도달 범위.
- 성노예화 및 착취의 체계성: 여성과 소녀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길들이기, 수송하여 학대하는 구조적 시스템.
- 권력과의 유착: 정부 관계자, 경제 엘리트, 과학계 인사가 방관하거나 가담함으로써 범죄가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환경.
유엔은 연루된 인물들의 ‘자진 사퇴’나 ‘사회적 매장’만으로는 부족하며, 모든 국가가 보편적 관할권에 따라 이들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앱스타인 파일의 공개가 단순한 스캔들 종결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사법 청산의 시작임을 의미한다.
제7장: 명단과 언급의 오해 – ‘이름이 있으면 유죄인가?’
대중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은 소위 ‘앱스타인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의 유죄 여부이다. 2024~2026년 공개된 파일에는 수백 명의 유명 인사 이름이 등장하지만, 이들의 법적 지위는 천차만별이다.
언급의 범주화와 법적 의미
앱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나오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되어야 한다.
- 단순 언급(Third-party References): 누군가의 증언 중에 스치듯 언급되거나, 앱스타인의 연락처에 저장된 경우이다. 이는 범죄와 무관할 가능성이 높으며, 법적으로도 가장 약한 형태의 관련성이다.
- 사회적·비즈니스적 접촉(Social/Professional Contacts):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일론 머스크, 서게이 브린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앱스타인의 전용기를 탔거나, 파티에 참석했거나, 자선 사업을 논의했다. 이러한 접촉 자체가 곧 성범죄 가담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검찰은 "알고 있었는가(Knowledge)"와 "가담했는가(Intent)"를 입증해야 한다.
- 공모 및 직접 가담 의혹: 앤드류 전 왕자, 장-뤽 브뤼넬(Jean-Luc Brunel), 레슬리 웩스너(Les Wexner) 등은 직접적인 성학대 목격담이 있거나, 범죄 인프라를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혐의를 받고 있다.
| 주요 인물 | 파일 내 언급 빈도 및 성격 | 사법적/사회적 상태 (2026년 기준) |
| 레슬리 Groff (조수) | 157,613회 (최다 언급) | 수사 협조 및 공모 여부 조사 중 |
| 도널드 트럼프 | 38,000회 이상 (정치/사회적 언급 위주) | 범죄 가담 입증 증거 없음; 비판적 입장 견지 |
| 앤드류 전 왕자 | 수백 회 (성학대 및 정보 유출 정황) | 2026년 2월 영국 경찰에 체포 |
| 빌 클린턴 | 다수 (전용기 이용 및 방문 기록) | 혐의 부인; 구체적 성범죄 가담 증거 미확인 |
제8장: 수사 기관의 실패와 은폐 의혹 – 누가 앱스타인을 보호했나?
앱스타인 파일은 단순한 성범죄 기록을 넘어,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어떻게 특정 권력자를 위해 작동을 멈추었는지 보여주는 ‘시스템 실패의 보고서’이기도 하다.
2008년 플로리다 불기소 합의의 진실
공개된 파일에 따르면, 2008년 마이애미 연방검사 알렉산더 어코스타(Alexander Acosta)가 앱스타인과 체결한 불기소 합의(Non-prosecution Agreement)는 명백히 비정상적이었다. 당시 FBI는 이미 36명 이상의 피해자를 확보하고 수천 페이지의 증거를 수집했으나, 어코스타는 연방 기소를 포기하고 앱스타인이 주법상의 가벼운 성매매 혐의만 인정하도록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앱스타인은 13개월의 수감 생활 중 주 6일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보낼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 2026년 공개된 내부 메모에는 당시 법무부가 "사건을 축소하라"는 외부의 압력을 받았음을 암시하는 정황들이 포함되어 있어, 정치적 개입에 대한 수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FBI와 지역 경찰의 정보 방치
버진 아일랜드 경찰과 FBI 사이의 공조 실패도 두드러진다. 앱스타인은 2010년 성범죄자로 등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어린 소녀를 대동하고 자신의 섬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광경이 공항 관제탑 직원들에 의해 매일같이 목격되었다. 목격자들은 "범죄자가 대낮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너무 뻔뻔해서 오히려 합법적인 줄 알았다"고 증언하며, 당국이 뇌물을 받고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9장: 피해자들의 투쟁과 2차 가해의 문제
앱스타인 파일 공개 과정에서 가장 소외된 목소리는 피해자들의 것이다. 2025~2026년의 문건 공개는 정의 구현이라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었다.
개인정보 유출과 트라우마의 재현
법무부의 편집 실수로 인해 버지니아 주프레를 비롯한 수많은 생존자의 개인 연락처와 주거지 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특히 버지니아 주프레는 2026년 4월, 수년간의 법적 투쟁과 악플,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피해자 변호인 브래드 에드워즈(Brad Edwards)는 "정부가 문서 공개를 서두르며 피해자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렸다"며 법무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생존자들의 증언이 갖는 법적 무게
비록 일부 피해자의 기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편화되었다는 지적도 있으나(예: 버지니아 주프레의 일부 진술 변경), 대다수의 피해자가 묘사한 앱스타인 시스템의 작동 방식은 항공 일지, 은행 기록, 그리고 타 피해자들의 증언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는 개별 증언의 미세한 오류가 전체 범죄의 사실성을 훼손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론: 앱스타인 파일이 남긴 교훈과 미래의 과제
2026년 현재까지 정리된 앱스타인 파일의 진실은 대중이 상상하던 자극적인 음모론(인육 섭취, 아드레노크롬)보다 훨씬 더 차갑고 조직적인 ‘권력형 착취’의 민낯을 보여준다.
실체적 진실의 요약
- 인육 섭취 루머: 실존하는 레스토랑 이름과 일상적인 암호의 오해에서 비롯된 허구이다.
- 살해 의혹: 조로 목장의 시신 매장 제보는 실존하며, 현재 뉴멕시코 당국에 의해 과학적 조사가 진행 중이다.
- 권력 유착: 앤드류 전 왕자의 체포는 앱스타인이 성범죄를 넘어 국가 기밀과 권력을 매개로 활동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이다.
- 국제 범죄 규정: 유엔은 이를 ‘인도에 반한 죄’로 명명하며, 전 세계적인 책임 추궁을 촉구하고 있다.
향후 전망
앱스타인 파일의 공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300만 페이지의 문서를 분석하여 실제 기소로 연결하는 작업은 향후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앱스타인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금융기관(JP 모건, 도이치 방크 등)과 그를 비호했던 사법 및 정치권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2026년 하반기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앱스타인이라는 개인의 광기 뒤에 숨겨진, "부와 권력이 있다면 어떤 법망도 피할 수 있다"는 엘리트 카르텔의 오만을 목격하고 있다. 이 파일을 통해 드러난 진실이 피해자들에게는 치유의 시작이 되고, 가해자들에게는 예외 없는 심판의 기록이 되기를 국제 사회는 요구하고 있다. 정의는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무너진 사회적 공정성을 복원하는 데서 완성될 것이다.